12월16일. 3년만의 LA 나들이. 이번에는 땅콩이 아닌 아시아나를 타게 됐다. 10월 중순에 예매했는데도 하루 사이에 땅콩항공 항공료가 올라 버렸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원하는 날짜, 시간에 항공편은 티켓이 없고 가격도 올라 버렸다.
공항엔 성탄절이 가까워서 트리 장식도 있었고.
항공기는 A380-800, 좌석 배열이 3-4-3으로 되어있어 좌석예약할때 통로쪽으로 두 좌석을 정했다.
하지만 티켓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항공기 뒤편으로 밀려나서.
2층에도 후미 일부는 이코노미석이 배정 되어 있는데 너무 뒤로는 것 같아서 포기하고.
밤 9시출발이 딜레이 되어 9시10분쯤 이륙 했는데 10시 넘어 밥을 준다. 출국장 브릿지 옆에서 기다리며 가져온 간식을 조금 먹긴 했지만 시간이 워낙 지났으니 배가 고플수밖에.
비빔밥이 나오겠지 하고 생각 했었지만, 뜻밖에 기발한 음식이 나온다.
보쌈이라는 메뉴. 한묶음 채소가 비닐로 돌돌 말아서 놓여있고.
쇠고기 덮밥 같은 것이 들어있다. 또한 뜨겁게 데워진 약한 된장국도, 당연히 쌈장도 작은 그릇에 곱게 담겨져 있으니 흉내는 완벽하다.
먹어보니 제법 훌륭한 맛. 우리는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외국인들은 어떤지 주위를 둘러 봤는데 백인은 안보이고 아시안들만.
이스라엘, 요르단 여행 갈때는 터키항공을 이용했는데 그때는 기내식으로 비빔밥이 나왔었다. 이제 보쌈까지 나왔으니 다음은 무슨 메뉴가 나올지 자못 기대된다.
밥먹고 어차피 깜깜한 밤시간이라서 다들 잠을 청한다.
11시간30분 가량 비행하며 착륙 2시간 전쯤 한번더 기내식을 주고 연발했지만 비행속도를 높였는지 예정 시각에 착륙한다.
오후 3시10분경 착륙하여 3시20분쯤 입국심사장으로 갔는데 3년전과 다르다. 먼저 키오스크에서 기계와 문담을 나누고 사진 찍고 기계에서 나온 티켓을 들고 심사대에 가서 대면 하고 인터뷰하고 여권에 스템프 받고 나가야 하는데 A380에서 내린 대부분 승객이 외국인이라서 심사대 앞에서 마냥 기다린다.
2시간 가량을 기다리고 있는데 흑인 직원 한명이 다가오더니 "아시아나" 하고 말을 붙인다. 기다리는 사람들 앞, 뒤로 두번 물어 보더니 따라 오라고 한다.
열댓명이 따라 갔는데, 내국인 심사대 옆의 놀고 있는 심사대로 데려다 준다. 두개의 심사대가 배정되어 제법 속도 있게 통과할수 있었다.
내경우 입국심시관은 중간에 한국말도 섞어가며 웃으며 말을 한다. 미국에 가족이 있는지 묻고 영어로 이야기 하니 "딸"이라고 정확히 발음하며 으리말로 안녕히 가시라고 한다.
2시간쯤의 기다림은 심사관과의 즐거운 대화로 사그라졌고.
이젠 가방을 찾아서 나가면 끝이다. 몇개 남지 않은 가방을 쉽게
찾아서 나가며 세관신고서 수기로 작성한 것과 키오스크에서 발급된 티켓을 건네주고 나가는데 안사람을 불러 세운다.
키오스크 티켓을 가르키며 무어라고 하면서 B 구역으로 가라고 한다. 내가 멈칫 거리며 안사람과 이야기 하고 있으니 나도 같이 B 구역으로 가라고 한다. 어차피 불안해서 혼자 나갈수도 없으니.
가방을 끌고 바로 옆에 B구역에 가보니 몇사람들이 대기 하고 있다. 강아지 데리고 있는 사람도 있고.
짐을 올려 놓는 검색대가 몇개 있고 그앞에 또 CBP라는 표식이 유니폼에 붙어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중국인 같은 사람은 가방을 몽땅 풀어 헤쳐 놓았다. 내용물을 정밀 검사 하는 것 같았다.
우리 가방엔 김치, 깻잎, 들깨 가루등 토종 음식 반찬이 들어있는데 걱정이 앞선다.
가방을 풀어 헤치고 들여다 보고 있으니 여기서도 진척이 안돼 30여분을 기다렸다.
우리 차례가 와서 여권과 세관 신고서 그리고 스티커를 건네 주었더니 컴퓨터에 무언가 하고 나서 스티커에 스템프를 쾅 찍고는 나가라고 한다. 가방 이야기는 없고, 이때가 6시쯤, 장장 2시간40분쯤 걸려서 입국장 밖으로 나갈수 있었다.
그동안 밖에서는 3시20분 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이 또한 고역이 아닐수 없다.
그런데 이 친구들이 특별히 말해주는 것도 없어서 왜 그랬는지 정확히 알수 없지만 B 구역으로 보낸 직원이 스티커에 볼펜으로 여권에 있는 스템프의 일부 내용을 적어 넣었는데, 이때 기억으로는 안사람의 스티커에는 스템프가 안 찍혀 있었다.
아마도 입국 심사관이 우리하고 한국말을 주고 받으며 안사람 스티커에 스템프 찍는 것을 빠트린것 안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렇게하여 장장 3시간 가까이 입국심시를 하고 통과한셈인데.
나중에 인터넷 검색 해보니 항공기가 여러대 몰려 오면 보통 2시간 걸렸다고 한다. A380은 승객수가 최대 400명 정도라고 했으니 적지 않은 인원이 몰려 간것이다.
기약없이 기다리는 것이 웬만한 등산보다 더 다리가 아프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한 많지는 않지만 외국에 다니며 입국 심사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린 기록을 세웠다.
처음엔 몇장 찍어 보려고 했지만 몸과 마음이 지쳐가면서 입국시 사진은 찍을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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